작년 2016년 여름은 잔인했고, 너무 많이 힘들었던 계절이었다.
그로부터 일년이 지닜다. 새로운 직장에 다니고 있고, 마음의 평정과 여유가 생겨서 달리기를 뛰는 시간이 어느정도 많아졌다. 스멀스멀 세포가 기억하고 있던 울트라가 생각나고 한 번 뛰얼볼까를 몇번에 걸쳐 고심하다 신청해 버렸다. 그게 오늘 서울혹서기 울트라 대회다. 먼저가신 춘옥님과 살아생전에 동반주를 함께 했던 대회이기도 하다.
겨울은 추워야하고 여름은 더워야 제맛이지만 금천구청앞 한내광장에 도착하여 핸폰 날씨의 기온을 보니 34도다. 34도가 제맛은 아니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는데 팔에 맺히는 땀이 몽글몽글 사우나에서 처럼 피어난다. 대략 난감하다. 무념무상 생각이 없어지는 정신상태다. 혹서시 울트라인지라 대회취소가 될리 만무하다. 어쩌면 제대로된 혹서기 기온과 환경이다. 그래도 미소를 머금고 나에게 화이팅을 외치면서 출발했다.
- 1CP 10㎞ : 화채, 물, 콜라를 마시고 떡을 먹었다.(그래도 떡을 먹은게 중간 레이스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 2CP 18㎞ : 빗방울이 몇방울 떨어져 이런 좀 시원해 지나 생각했는데 안양천 합류부 가기도 전에 빗방울은 떨어지지 않고 더 더워졌다. 팔에 맺히는 땀방울이 흘러내린다.
- 3CP 26㎞ : 날이 이제 저물어 어두어져 간다. 여의도 공원의 인파가 더위를 피하여 한가하게 적당하게 여유로운 풍경들로 보인다. 매미의 울음소리가 우렁차게 들리기 시작한다. 63빌딩 인근 CP다. 물을 드리켜고 그레도 떡을 또 먹어준다. 더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무거운 몸을 일으킨다.
- 4CP 34㎞ : 여의도 뒷길 산책로는 처음 달려본다. 저녁이 되어서인지 산책로에 주민들이 거의 없다. 매미들만 가는 여름이 아시운지 더 크게 울어댄다. 자전거타는 사람들과의 조우도 뜨문뜨문이다. 30키로 지점쯤인가 보다. 다리밑 벤치에 드러누워 한 15분정도 숨을 골랐다. 힘들었다. 완주를 할 수 있을까의 생각을 했고, 이 더위에 왜 뛰나 부정의 생각을 하기도 했다. 좀 쉬고 나니 부정의 생각이 그래도 긍정쪽으로 기운다. 다시 출발한다. 다시 안양천 합류부 지점이다. 해는 지고 컴컴하다. 회채와 물과 콜라를 드리켜고 벤치에 누워 다리를 올린채 휴식를 취한다. 핸폰을 꺼내보니 알리 형님의 응원 메시자가 와 있어 짠하다. 감사함에 힘이 났다.
- 5CP 45㎞ : 가양대교 인근이다. 조금 불편한 속을 해결하러 해우소에서 쉬는 사치를 부려본다. 너무 편안함을 느낀다. 나가기가 싫지만 일어선다. 시작이 반이라고 풀코스 거리만큼 왔다. 방화대교를 지난다. 동료들의 경광등이 붉게 반짝인다. 마곡 행주를 지나서 걷지 않고 그런대로 달린다. 아라뱃길 초입 식사를 주는 장소에 도착한다. 닭고기 육계장을 주는데 안들어간다. 물만 계속 먹힌다. 땀에 상하의 런닝복이 축축하여 찜찜하다. 하의 가랑이는 쓸리어 따끔띠끔하다. 그래도 억지로 거의다 우겨넣어 먹는다. 조금 쉬려니 모기가 땀냄새를 맞고 달겨든다. 지체없이 일어난다.
- 6CP 52㎞ : 정자가 보인다. 대략 48키로 지점이다. 다시 벌러덩 누워 세상 편하게 나만의 휴식시간을 20분정도 할애한다. 쉬고 났더니 달린만하다. 산수주륜 박현수님이 50키로 지점에서 옆에 붙는다. 힘들어 말을 못할 지경이라 묵묵히 동반주한다. 직선주로라 함께 달리니 금새 거리가 줄어든다.
- 7CP 60㎞ : 2차 반환점 정서진에 도착한다. 잠깐 쉬고 8CP로 향한다. 다리를 목표삼아 뛰다 걷다를 반복한다.
- 8CP 69㎞ : 밤이 깊어지면서 초반보다는 덜 힘들다. 바람 한 점 없다. 축축한 옷 쓸리는 반바지 여분의 옷을 배낭에 넣지 못했으니 어쩔 수 없다.
- 9CP 77㎞ : 다시 아래뱃길 초입 식사 장소 도착이다. 소고기 미역국 조금만 달래서 먹는다. 예전 횡단 뛸 때는 국물도 안들어갔는데 그래도 국물과 건데기가 오늘은 들어간다.
- 10CP 87㎞ : 강서의 한강 다리를 지나지나 다시 안양천 합류지점이다. 날이 밝아온다. 동녁의 하늘이 붉은빛이다. 멋지다. 이 와중에 핸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다. 그렇게 힘든 시간은 아니고 견딜만 했다. 후반 함께 달련던 박현수님이 힘들어하여 먼저 출발했다.
- 11CP 94㎞ : 90키로를 넘어 잠도 몰려오고 마구마구 힘들다. 시간을 많이 흘려보내는 시간이 계속 이어진다. 벤치에 누워있다가 앉았다가 걷다 조금 뛰다를 반복한다. 얼마 안남았는데 힘이 안난다.
- 골인점 100.43㎞ : 금천교의 거리표시가 보인다. 걷고 걷고 조금 뛰어도 거리가 줄어들지 않는다. 마지막 결승점이 보이는 100미터 앞에 뛰는 시늉으로 골인했다. 출발할때의 미소가 아닌 힘든 미소로. 완주 촬영을 하고, 맥주를 한컵 드리켜고 나서야 한 숨을 돌린다.
- 완주 : 15시간 53분
사우나로 가는 길이 힘들어 살살, 탕에 들어갈 때는 쓸린곳이 따끔거렸다. 몸무게가 땀을 많이 흘려 많이 빠져있을 줄 알알는데 1키로 밖에 안빠졌다. 전철타고 귀가때는 이동하는 내내 잠을 자다가 화들짝 놀랬고, 집에 와서는 힘들어 말못하고 누워있었다. 다시 울트라를 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땀을 많이 흘리고 물을 많이 먹은 대회는 이번이 첨음이지 싶다. 물론 지난 20년의 마라톤 인생에서 힘든날이 더 많았겠지만, 그 날은 잊혀졌겠지만, 참으로 파란만장한 무박 2일이었다. 이 힘들었던 시간을 잊지않고 더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하자.
힘!!!
그로부터 일년이 지닜다. 새로운 직장에 다니고 있고, 마음의 평정과 여유가 생겨서 달리기를 뛰는 시간이 어느정도 많아졌다. 스멀스멀 세포가 기억하고 있던 울트라가 생각나고 한 번 뛰얼볼까를 몇번에 걸쳐 고심하다 신청해 버렸다. 그게 오늘 서울혹서기 울트라 대회다. 먼저가신 춘옥님과 살아생전에 동반주를 함께 했던 대회이기도 하다.
겨울은 추워야하고 여름은 더워야 제맛이지만 금천구청앞 한내광장에 도착하여 핸폰 날씨의 기온을 보니 34도다. 34도가 제맛은 아니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는데 팔에 맺히는 땀이 몽글몽글 사우나에서 처럼 피어난다. 대략 난감하다. 무념무상 생각이 없어지는 정신상태다. 혹서시 울트라인지라 대회취소가 될리 만무하다. 어쩌면 제대로된 혹서기 기온과 환경이다. 그래도 미소를 머금고 나에게 화이팅을 외치면서 출발했다.
- 1CP 10㎞ : 화채, 물, 콜라를 마시고 떡을 먹었다.(그래도 떡을 먹은게 중간 레이스를 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 2CP 18㎞ : 빗방울이 몇방울 떨어져 이런 좀 시원해 지나 생각했는데 안양천 합류부 가기도 전에 빗방울은 떨어지지 않고 더 더워졌다. 팔에 맺히는 땀방울이 흘러내린다.
- 3CP 26㎞ : 날이 이제 저물어 어두어져 간다. 여의도 공원의 인파가 더위를 피하여 한가하게 적당하게 여유로운 풍경들로 보인다. 매미의 울음소리가 우렁차게 들리기 시작한다. 63빌딩 인근 CP다. 물을 드리켜고 그레도 떡을 또 먹어준다. 더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무거운 몸을 일으킨다.
- 4CP 34㎞ : 여의도 뒷길 산책로는 처음 달려본다. 저녁이 되어서인지 산책로에 주민들이 거의 없다. 매미들만 가는 여름이 아시운지 더 크게 울어댄다. 자전거타는 사람들과의 조우도 뜨문뜨문이다. 30키로 지점쯤인가 보다. 다리밑 벤치에 드러누워 한 15분정도 숨을 골랐다. 힘들었다. 완주를 할 수 있을까의 생각을 했고, 이 더위에 왜 뛰나 부정의 생각을 하기도 했다. 좀 쉬고 나니 부정의 생각이 그래도 긍정쪽으로 기운다. 다시 출발한다. 다시 안양천 합류부 지점이다. 해는 지고 컴컴하다. 회채와 물과 콜라를 드리켜고 벤치에 누워 다리를 올린채 휴식를 취한다. 핸폰을 꺼내보니 알리 형님의 응원 메시자가 와 있어 짠하다. 감사함에 힘이 났다.
- 5CP 45㎞ : 가양대교 인근이다. 조금 불편한 속을 해결하러 해우소에서 쉬는 사치를 부려본다. 너무 편안함을 느낀다. 나가기가 싫지만 일어선다. 시작이 반이라고 풀코스 거리만큼 왔다. 방화대교를 지난다. 동료들의 경광등이 붉게 반짝인다. 마곡 행주를 지나서 걷지 않고 그런대로 달린다. 아라뱃길 초입 식사를 주는 장소에 도착한다. 닭고기 육계장을 주는데 안들어간다. 물만 계속 먹힌다. 땀에 상하의 런닝복이 축축하여 찜찜하다. 하의 가랑이는 쓸리어 따끔띠끔하다. 그래도 억지로 거의다 우겨넣어 먹는다. 조금 쉬려니 모기가 땀냄새를 맞고 달겨든다. 지체없이 일어난다.
- 6CP 52㎞ : 정자가 보인다. 대략 48키로 지점이다. 다시 벌러덩 누워 세상 편하게 나만의 휴식시간을 20분정도 할애한다. 쉬고 났더니 달린만하다. 산수주륜 박현수님이 50키로 지점에서 옆에 붙는다. 힘들어 말을 못할 지경이라 묵묵히 동반주한다. 직선주로라 함께 달리니 금새 거리가 줄어든다.
- 7CP 60㎞ : 2차 반환점 정서진에 도착한다. 잠깐 쉬고 8CP로 향한다. 다리를 목표삼아 뛰다 걷다를 반복한다.
- 8CP 69㎞ : 밤이 깊어지면서 초반보다는 덜 힘들다. 바람 한 점 없다. 축축한 옷 쓸리는 반바지 여분의 옷을 배낭에 넣지 못했으니 어쩔 수 없다.
- 9CP 77㎞ : 다시 아래뱃길 초입 식사 장소 도착이다. 소고기 미역국 조금만 달래서 먹는다. 예전 횡단 뛸 때는 국물도 안들어갔는데 그래도 국물과 건데기가 오늘은 들어간다.
- 10CP 87㎞ : 강서의 한강 다리를 지나지나 다시 안양천 합류지점이다. 날이 밝아온다. 동녁의 하늘이 붉은빛이다. 멋지다. 이 와중에 핸폰을 꺼내 사진을 찍는다. 그렇게 힘든 시간은 아니고 견딜만 했다. 후반 함께 달련던 박현수님이 힘들어하여 먼저 출발했다.
- 11CP 94㎞ : 90키로를 넘어 잠도 몰려오고 마구마구 힘들다. 시간을 많이 흘려보내는 시간이 계속 이어진다. 벤치에 누워있다가 앉았다가 걷다 조금 뛰다를 반복한다. 얼마 안남았는데 힘이 안난다.
- 골인점 100.43㎞ : 금천교의 거리표시가 보인다. 걷고 걷고 조금 뛰어도 거리가 줄어들지 않는다. 마지막 결승점이 보이는 100미터 앞에 뛰는 시늉으로 골인했다. 출발할때의 미소가 아닌 힘든 미소로. 완주 촬영을 하고, 맥주를 한컵 드리켜고 나서야 한 숨을 돌린다.
- 완주 : 15시간 53분
사우나로 가는 길이 힘들어 살살, 탕에 들어갈 때는 쓸린곳이 따끔거렸다. 몸무게가 땀을 많이 흘려 많이 빠져있을 줄 알알는데 1키로 밖에 안빠졌다. 전철타고 귀가때는 이동하는 내내 잠을 자다가 화들짝 놀랬고, 집에 와서는 힘들어 말못하고 누워있었다. 다시 울트라를 뛰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땀을 많이 흘리고 물을 많이 먹은 대회는 이번이 첨음이지 싶다. 물론 지난 20년의 마라톤 인생에서 힘든날이 더 많았겠지만, 그 날은 잊혀졌겠지만, 참으로 파란만장한 무박 2일이었다. 이 힘들었던 시간을 잊지않고 더 행복하게 살아가도록 하자.
힘!!!
